2020년 스승의 날을 맞아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와 민주평등사회실현을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은 대학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전근대적 도제식 사제관계를 끊어내고 새로운 시대의 자유롭고 평등한 교수-학생 관계 정립을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과거의 도제식 사제관계를 거부한다. 교수와 학생은 지식의 전달과 상호 소통을 통해 진리 탐구라는 기나긴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이다. 새로운 시대의 사제관계에 지식의 선취로 인한 우월과 위계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서로가 학술공동체의 선후배이자 동료임을 선언하고 평등한 학문공동체 건설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
하나, 우리들의 노동자성을 왜곡하는 현 제도 및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교수와 대학원생은 대학과 정부를 주 사용자로 두고 대학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다. 그러나 현 제도는 교수의 단체행동권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고 있으며, 이렇게 조성된 대학 환경은 교수에게 중소기업 사업주와 같은 부적절한 역할을 부추기고 강제하며 대학원생-교수 간 일그러진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조교, 학생연구원, 학회 간사, 대학 강사 등의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대학원생 노동자들의 권리 또한 배척시킨다. 새로운 시대의 교수-학생은 일그러진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동등한 노동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금의 제도 및 환경을 교수 노동자, 대학원생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과 함께 교수, 연구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하나, 우리는 학술공동체의 동료이자 노동자 동지로서 상호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대학 구성원의 기본권 향상을 위한 공동의 실천을 도모한다. 전근대적 사제관계를 개혁하고 새로운 노동자성을 구축하는 과제의 토대에는 대학원생ㆍ비정규직ㆍ여성ㆍ장애ㆍ성 소수자ㆍ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인권과 평등이 보장되는 공간으로서의 대학이 존재한다.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인격을 존중하는 실천으로부터 출발하여, 우리는 상기한 과제들이 실현되는 새로운 시대의 대학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하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창궐 이후 많은 이들은 향후 경제성장률 둔화와 온라인 강의 확대 정책, 학령인구 감소 추세 등으로 고등교육 환경이 급격히 변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대학의 소중한 구성원이며, 대학과 정부가 고등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고등교육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경우 완강히 저항할 것이다. 특히 고등교육 질 담보 및 교육비 완화를 위한 고등교육 공적자금 확충, 대학 노동자 총고용 유지 및 해고 금지, 신진연구자 일자리 확대, 대학 노동자들의 온전한 노동기본권 실현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2020.5.15.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민주평등사회실현을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